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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times] `스페이스X`처럼 세상에 없던 길 만들어라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의 전설, 팀 드레이퍼 DFJ 회장
기사입력 2017.11.03 04:06:02| 최종수정 2017.11.03 14:34:19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스타트업 `투자 귀재`의 한마디

세련된 디자인의 전기차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을 긴장시키며 미국 자동차 업계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한 `테슬라`. 중국의 최대 검색 엔진으로 이제는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까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바이두`. 획기적인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에 10억달러에 인수된 스타트업 `크루즈 오토메이션`까지. 혁신적인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무기로 기존 산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이들 기업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더 있다. 바로 팀 드레이퍼라는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투자자 손을 거쳐갔다는 사실이다.

팀 드레이퍼 DFJ(Draper Fisher Jurvetson) 회장은 DFJ와 드레이퍼 어소시에이츠(Draper Associates) 등 벤처캐피털(VC) 30여 개를 설립해 전 세계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 구축, 파트너십 등 측면에서 구체적인 도움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간 수많은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해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큰 성과를 내는 등 이른바 `홈런`을 친 것만 18번이 넘는다.

특히 수많은 벤처캐피털이 있지만 유독 드레이퍼 회장이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이유는 그가 스타트업의 성공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인 초기 단계일 때 과감한 투자를 해 성공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벤처캐피털에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스타트업이 성공할 확률은 아직도 지극히 낮다. 당연히 투자 성공률도 낮을 수밖에 없다. 시카 고시(Shikhar Ghosh)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2004~2010년 100만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2000곳을 분석한 연구에서 예상 수익을 돌려주지 못하는 스타트업이 95%에 이른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드레이퍼 회장은 지난달 서울 장충아레나와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8회 세계지식포럼에 연사로 참가했다. 그의 강의를 듣기 위해 세션장 밖에는 긴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그를 직접 만나 인터뷰하면서 그의 투자 혜안과 스타트업을 보는 안목에 대해 더 심도 있게 들어봤다.

드레이퍼 회장은 투자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스타트업 창업자의 자질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그가 특히 강조한 것은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었다. 그는 무언가 불편하거나 잘못된 것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기업가정신이라고 정의했다. 그저 남들처럼 더 나은 형태의 페이스북과 구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화성에 데려가거나 암을 치료하는 획기적인 기술로 헬스케어의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그가 이날 인터뷰하면서 최고의 기업가 중 하나로 꼽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02년 민간 우주선 개발 기업 `스페이스X`를 통해 화성 이주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드레이퍼 회장은 어떻게 본인도 기업가정신을 갖게 됐느냐는 질문에 "어렸을 때 하지도 않은 일로 체포를 당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권위`가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이후 더 나은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답했다. 기존의 방식과 권위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문제의식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는 이와 같은 이유로 세상에서 인정받을 확률이 큰 일류 대학 학생들보다 인정을 잘 받지 못하는 주변 대학에서 혁신적인 기업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드레이퍼 회장은 특히 도태되고 게을러진 산업 분야에서 기업가정신을 갖춘 스타트업이 등장하는지를 유심히 본다고 했다. 비용은 높고 서비스는 열악한 산업 분야일수록 변화와 혁신에 대한 수요가 크며 그것이 실현됐을 때 파급력과 성공의 정도 역시 크기 때문이다. 그는 신중해야 하는 펀드 투자와 달리 개인 차원의 투자를 할 때는 성공할 경우 그 정도와 크기를 우선적인 기준으로 삼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드레이퍼 회장이 주목하고 있는 산업과 기술 분야는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은 거래 내역 등 각종 정보를 프로그램으로 입력한 다음 단일 컴퓨터가 아니라 이용자 모두의 컴퓨터에 분산해 저장하는 기술로 공공 거래 장부라고도 불린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거래와 함께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드레이퍼 회장은 특히 블록체인에 대해 "공정하고 정직하며 데이터를 추적할 수 있는 완벽한 장치"라고 극찬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가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표현하고 각국 정부에서 관련 규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과는 사뭇 다른 관점인 셈이다. 드레이퍼 회장은 이에 대해 "정부 역시 비용은 높고 서비스는 열악한 조직 분야 중 하나"라면서 블록체인이 데이터와 사람들을 추적하고자 하는 정부 조직의 효율성을 크게 높여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인터뷰 자리와 세션에 비트코인이 새겨진 넥타이를 매고 나타난 그는 최근 가상화폐 토큰을 발행해 자금을 모으는 ICO(Initial Coin Offering)에 참여하기도 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드레이퍼 회장은 1985년 처음 벤처캐피털 산업에 뛰어든 후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경험을 통해 이와 같은 자신만의 기준과 철학을 확립했다. 그렇다면 그도 실패를 할까. 그 확률은 얼마일까. 드레이퍼 회장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물론 실패를 한다"면서 실패 확률은 60%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40% 중에 사회에 혁신을 가져다줄 수 있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면서 "기꺼이 실패하고자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실패는 드레이퍼대학(Draper University of Heroes)의 선서 조항에도 들어가 있는 등 중요한 가치로 인정되고 있다. 드레이퍼대학은 드레이퍼 회장이 기업가 양성을 위해 2011년 직접 세워 운영하는 학교로 그간 총 68개국에서 학생 1000여 명이 거쳐갔다. 이들이 시작한 스타트업만 350여 개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스타트업 사관학교인 셈이다. 머스크 CEO 등 세계적인 기업가들의 강의, 미 해군 특수부대와 함께하는 서바이벌 등 온갖 독특한 커리큘럼 등으로 유명하다. 드레이퍼 회장은 "일부러 학생들을 당황하게 만들려 한다"면서 "학생들이 자신감을 잃더라도 다음날 돌아오면 세상이 끝난 게 아니며 여전히 함께할 팀원과 명예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의 영문 명칭에 `영웅(Hero)`을 붙인 것도 좌절하지 않는 용기를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글로벌 스타트업을 꿈꾸며 드레이퍼대학으로 유학을 떠나는 한국 학생도 많다. 드레이퍼 회장은 세계지식포럼 기간에 한국 졸업생들과 동창회를 열기도 했다. 그는 한국 학생들에 대해 "교육 수준이 높지만 팀 활동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놀라고 고민한다"면서 "많은 아시아 학생이 학교에서 무언가를 잘못하거나 멍청한 일을 해도 아무도 그걸로 귀찮게 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린다. 투자할 스타트업을 어떻게 발굴하는 편인가.

▷먼저 조금씩 게을러지고 있는 산업을 찾는다. 열악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높은 비용을 청구하는 경우다. 은행, 부동산, 보험, 케이블 산업이 대표적이다. 정부 역시 그렇다. 이런 산업은 변화와 혁신으로 데려가줄 자동차와 같은 운송수단이 필요하다. 자동차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게을러지고 있는 가솔린 중심의 자동차 산업에서 새롭게 등장한 테슬라에 투자한 것 역시 같은 이유였다.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뚜렷한 흔적(wedge)을 만들어 게을러진 산업으로 뛰어들 수 있는 기업을 지지하려고 한다.

산업이 게을러질 수 있다는 주장이 흥미롭다. 경제학에서는 공급과 수요에 기반해 가격과 서비스 등이 항상 효율적으로 유지된다고 말하지 않나.

▷현실은 다르다. 사람과 기업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 스타트업이 필요한 이유다. 계속해서 변화와 혁신을 밀어붙일 원동력이 필요한 것이다.

게으른 산업의 예로 정부도 언급했다. 스타트업이 정부의 효율성을 높여주고 있는 사례가 있나.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오픈 거브(OpenGov)`는 지방정부가 갖고 있는 모든 정보를 클라우드에 올려 주민들에게 어떻게 예산을 쓰고 있는지 보여줄 수 있다고 제안한다. 멋진 그래프와 차트도 제공 가능하다. 이는 주민들에게 투명성을 보여주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준다. 다른 사례는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은 정부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킬 수 있다. 많은 정부가 사람들과 데이터를 추적하고 있다. 데이터가 정확한지, 사람들이 공정하게 대접을 받고 있는지 확인하는 데 매우 많은 관료들이 투입되고 있다. 블록체인은 공정하고 정직하며 데이터를 추적할 수 있는 완벽한 장치다. 비용도 훨씬 적게 든다. 블록체인은 정부의 노력을 매우 많이 절약시켜줄 수 있다.

혁신적인 기술 외에도 창업자의 자질, 비즈니스 모델 등 스타트업이 갖고 있는 요소는 많다. 이 중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인가.

▷"이건 틀렸고 내게 이를 개선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어"라고 말할 수 있는 기업가정신이다. 대부분의 기업가들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걸 한다. 더 나은 형태의 페이스북과 구글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찾는 기업가들은 가령 개인 비행 수단(Personal Flying Vehicle)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이다. 모두를 화성에 데려가거나,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 헬스케어의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이들이다. 미국의 헬스케어 산업은 특히 열악하고 비용이 높다. 문제의식을 갖고 일상생활 속에서 무언가 불편하거나 잘못된 걸 찾아야 한다.

그런 문제의식은 어떻게 갖출 수 있나.

▷많은 기업가들이 일류 대학이 아닌 주변부 대학에서 나오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일류 대학 학생들은 그들이 사회에 잘 받아들여지고 있고 세상이 잘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닐까 한다. 사회에서 잘 인정받지 못하는 이들은 세상이 잘 돌아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세상을 개선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자 한다. 그런 이들이 놀라운 일을 하고 싶어한다. 내가 입국할 때 한국 공항에서 세관 통과를 위해 2시간 동안 기다린 것도 한 예가 될 수 있다. 한국의 기업가들은 지문인식 등 더 간편한 시스템을 만들지 않고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생각했다.

당신이 만난 세계적인 기업가들 중 최고의 기업가정신을 갖고 있는 이들은 누구인가.

▷내가 알고 있는 최고의 기업가들은 리옌훙 바이두 회장, 니클라스 젠스트룀 스카이프 창업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이들은 그들의 고객을 설명할 때 모두 똑같은 단어를 쓴다. 고객을 기쁘게(delight) 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 기업가들은 타고나는 것인가, 아니면 후천적인 노력으로 완성되는 것인가. 교육이 기업가 양성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나는 드레이퍼대학을 통해 기업가를 양성해오고 있다. 열정은 갖고 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을 위한 학교다. 무엇을 가르칠 수 있을지 생각해봤는데 단순한 교육은 아니었다. 기업가가 되고 싶어하는 학생들은 영웅이 돼야 했다. 위험에 뛰어들어야 했고 새로운 걸 시도해야 했으며 실패할 경우 좌절하지 않아야 했다. 또 혼자서 견디는 법을 알아야 했다. 아무도 곁에 없고 도움을 받지 못해도 자신의 선택이 맞는다고 느끼면 모든 이들이 그것을 알아줄 때까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갈 줄 알아야 했다.

드레이퍼대학은 독특한 커리큘럼으로 유명한데.

▷미국 해군의 특수부대와 함께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도 있고, 항상 학생들을 교실 앞에 세워 발표하게 한다. 강사를 초빙해 학생들의 감정을 시험하기도 한다. 무엇이 당신 감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지 못하면 기업가로서 성공할 수 없다. 우리는 학생들의 열정에 집중한 뒤 그들을 찌르고 몰아붙이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험한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이후 경쟁자들이 싸움을 걸어올 때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을 수 있다. 당장 고객이 없어도 당황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한국 학생들도 많은 걸로 알고 있다. 한국 학생들의 특징은 무엇인가.

▷드레이퍼대학의 모든 커리큘럼은 팀 기반이다. 한국 학생들은 교육 수준이 높지만 팀 활동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놀라고 고민한다. 팀 기반의 온갖 프로젝트를 하면서 팀으로 일하는 걸 배워나간다. 또 우리는 학생들을 당황시키고자 한다. 가끔은 자신감을 잃고 그 상태에 편안해지길 바라며 계속 나아가기를 바란다. 자신감을 잃더라도 다음날 돌아오면 세상이 끝난 게 아니며 여전히 함께할 팀원과 명예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느끼길 바라는 것이다. 많은 아시아 학생들이 학교에서 무언가를 잘못하거나 멍청한 일을 해도 아무도 그걸로 귀찮게 하지 않는다는 걸 경험하게 된다. 그 경험은 그들에게 실패할 수 있는 능력을 준다.

드레이퍼대학의 선서에도 `성공할 때까지 실패하겠다`는 조항이 있다. 실패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유를 진작하기 위해 노력한다든지, 변화와 진보를 만들어내고 추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든지 등 많은 선서 조항이 있지만 학생들이 진정으로 기억하는 것은 실패와 관련한 조항이다. 그 선서를 보고 그들은 안심이 된다고 말한다. 그저 계속 나아가면 되기 때문이다. 드레이퍼대학은 단순히 잘하는 팀에 점수를 주지 않는다. 시도를 하고 실패하는 팀에 점수를 준다. 물론 시도를 해서 성공하면 더 높은 점수를 받긴 하지만 계속해서 시도하고 실패하라고 말하는 메시지를 준다.

스타트업이 초기 단계일 때 투자하는 걸로 유명하다. 실패 확률도 높을 것 같은데.

▷물론이다. 60%의 확률로 실패를 한다. 초기 단계의 좋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실패가 따른다. 하지만 기꺼이 실패하고자 해야 한다. 기업가와 그의 정신, 비전을 믿지만 성공하기까지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고객의 사랑을 받아야 하며 이익을 내야 한다. 비록 큰 성공을 해도 곧 경쟁자들이 그들을 몰락시키고자 할 것이다. 경쟁자들은 스타트업이 가진 기회보다는 단점과 두려움을 확산시킨다. 범죄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우버를 사용하면 안된다고 말하는 것이 한 예다. 여성인 엘리자베스 홈스가 창업한 스타트업 테라노스에 투자했는데, 경쟁자들은 매우 민첩하게 움직여 그를 몰락시켰다. 고객들도 마음을 돌렸다. 종종 큰 성공은 이런 경쟁자들이 사라질 때 더 커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 단계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머지 40% 중에 사회에 혁신을 가져다줄 수 있는 기업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상 사회는 우리가 문제이면서 동시에 기회라고 말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가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다른 단계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걸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너무 쉬울 것 같다. 이미 이기고 있는 기업을 고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 시작한 기업들 중 미래의 승자를 고르기는 어렵다.

투자를 할 때 기대하는 일정 수준의 수익 기준은 없나.

▷개인 차원의 투자와 관련해 기대하는 것은 그것이 성공할 경우 얼마나 크게 성공할지다. 매우 크길 바란다. 단 펀드 투자는 좋은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항상 60%의 실패 확률이 있다는 걸 염두에 둔다. 그래서 나머지 40%는 매우 잘돼야 한다. 하지만 만약 하나의 투자에 대한 수익이 얼마가 될지에만 신경 쓴다면 그건 투자가 아니다. 실패할 것이다. 더 높은 차원의 목표와 진심이 필요하다. 좋은 기업가들은 단지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어하면 안된다. 가령 "헬스케어를 혁신해서 150살까지 살 수 있게 할 거야" "사람들을 화성에 데려갈 거야"와 같은 게 필요한 것이다. 큰 목표를 품고 올바른 일을 할 때 돈도 들어온다.

당신에게도 기업가정신이 있는 것 같다. 계기가 있었나.

▷어렸을 때 내가 하지 않은 일로 체포당하기도 하는 등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권위가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경영대학원에 갔을 때는 아무도 어떻게 비즈니스를 시작하는지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고 성적이 아닌 개인적인 이유로 나쁜 성적을 받기도 했다. 이후 더 나은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됐다.

현재 벤처캐피털에 많은 돈이 유입되는 등 붐이 일고 있다. 하지만 실패 확률을 고려하지 않는 투자로 이후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각자가 (투자)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어떤 이가 투자를 한다면 그 위험을 알아야 한다. 나는 투자를 할 때 항상 성실 의무를 다한다. 투자하려고 하는 스타트업의 기업가를 얼마나 아는지,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고 시장의 가능성은 어떤지를 꼼꼼히 점검한다. 물론 파트너들 및 투자자들에게 설명을 해야 할 때도 있다. 벤처캐피털에 투자하는 이들도 똑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거둘 것이다.

드레이퍼 회장은…

핫메일, 스카이프, 트위터 등 시대를 앞서가는 기업에 투자해 큰 성공을 거둬 실리콘밸리 `투자의 귀재`로 불린다. 개인 재산은 10억달러(약 1조1226억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대에 걸친 벤처캐피털 집안 출신으로 할아버지 윌리엄은 1959년 실리콘밸리 최초의 벤처캐피털을 세웠고, 아버지 윌리엄 드레이퍼 3세도 드레이퍼&존슨이라는 투자회사를 설립했다.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비즈니스스쿨에서 MBA를 받았으며, 하버드대 우수동문 46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드레이퍼대 외에도 어린이들에게 비즈니스와 기업가정신에 대해 가르치는 비영리단체 비즈월드(BizWorld)를 설립하는 등 기업가 양성과 교육에도 관심이 많다. 캘리포니아 내에 새로운 6개주를 만들자는 운동을 비롯해 정부 개혁을 위한 다양한 이니셔티브도 이끌고 있다.

[박종훈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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