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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Times] 영업이 강한 기업보다 전략이 강한 기업보다 문화가 강한 기업이 더 멀리 간다
최고 인재를 최고로 모셨더니 최고 콘텐츠 따라왔다
실리콘밸리서 가장 중요한 문서 `자유와 책임 가이드` 는 진화중
기사입력 2018.03.02 04:01:03| 최종수정 2018.03.02 14:57:58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글로벌 미디어기업 넷플릭스 제시카 닐 최고인재책임자

넷플릭스(Netflix)는 21세기 미디어의 대명사다. 지상파와 케이블TV 채널을 기반으로 성장한 20세기폭스, 디즈니, NBC, CNN, ABC 등을 20세기형 글로벌 미디어 그룹이라고 한다면 넷플릭스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기반으로 성장해 2012년부터 `하우스 오브 카드` 등 오리지널 콘텐츠까지 제작에 뛰어들며 세계 최대 미디어 기업 반열에 올랐다.

지금도 유료 구독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1주당 가격이 294달러(2월 26일 종가 기준)를 돌파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올해 매출도 지난해(2017년)에 비해 31.3% 늘어난 153억4800만달러(약 16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89.9% 급등한 15억9300만달러(약 1조7000억원)로 추정된다. 내년에는 매출이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묘한 이야기` `나르코스` `오렌지 이즈 뉴 블랙` `디펜더스` 등 넷플릭스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는 발표할 때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20세기 글로벌 미디어의 대명사가 CNN이었다면 21세기는 `넷플릭스`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AT&T가 타임워너를 인수하고 디즈니가 20세기폭스를 인수하는 `메가 딜`이 성사되고 있는 것도 넷플릭스가 미디어 업계에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가 없었다면 여전히 미국 시청자들은 케이블, 위성방송, 지상파의 `가두리 양식`에 종속돼 있었을지 모른다. 넷플릭스가 이처럼 `무한성장`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리고 성장의 천장은 있을까.

실리콘밸리에서는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을 `전략`에서 찾지 않고 그들만의 독특한 `기업 문화`에서 찾는다. 사업이 강한 기업은 1~2년간 정상을 유지할 수 있고, 전략이 강한 기업은 3~4년간 유지할 수 있으며, 문화가 강한 기업은 5~10년간 정상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기업 문화의 힘`을 증명하는 대표 기업이다.

넷플릭스는 개인의 일과 생활이 균형을 유지하는 상태를 일컫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만든 원조 기업으로 꼽힌다. 워라밸을 넷플릭스에서는 `자유와 책임(Freedom & Responsibility)` 문화라고 부른다.

매일경제는 넷플릭스의 로스개토스 본사에서 제시카 닐 넷플릭스 최고인재책임자(CTO·Chief Talent Officer)를 단독으로 만나 인터뷰했다. 닐 CTO는 "직원을 믿고 맡기면 놀라운 성과가 따라온다. 직원을 제도나 시스템으로 통제하려 하지 말고 그들이 스스로 통제하게 하라"고 조언했다. 이하는 그와의 일문일답.

―지금 미디어 산업의 가장 큰 화두는 넷플릭스다. 모두가 넷플릭스를 따라하려 하고 있다. 무엇이 넷플릭스를 이처럼 경쟁력 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나.

▷우리는 회사 직원들을 `드림팀`이라고 부른다. 결국 그들이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드림팀을 만드는 `자유와 책임`이 있는 기업문화가 넷플릭스의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드림팀`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드림팀이란 각각의 일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지만 그들은 모두 함께 일하기에 아주 좋은 동료이기도 하다. `자유와 책임` 문화란 회사에 있는 규칙, 정책, 프로세스 같은 것으로 직원들을 찍어 누르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들의 가려는 길을 막지 않는다. 회사는 그저 그들(직원, 닐은 드림팀이라고 표현)이 빨리 달리길 원하고,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기를 바란다.

―구글, 페이스북도 기업문화가 독특하다. 하지만 넷플릭스만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역시 `자유와 책임` 문화다. 넷플릭스는 직원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고, 직원들은 그 안에서 마음껏 자유를 누린다. 우리는 직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자유를 줄지 고민한다. 이처럼 `자유와 책임`은 직원들에게 유연성을 준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이나 근무 시간 등을 체크하지 않는다. 우린 심지어 직원들의 휴가도 추적하지 않는다.

―실제로 넷플릭스에서는 휴가를 원하는 대로 마음대로 갈 수 있나.

▷(일에 대해) 책임질 수 있다면 휴가 가고 싶을 때 언제든 원하는 대로 갈 수 있다. 그래서 우리 직원들이 넷플릭스 문화를 좋아하는 것 같다. 휴가 갈 자유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책임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본다. 즉 회사가 직원들에게 언제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보다 그들 스스로의 운명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을 좋아한다.

―넷플릭스의 `자유와 책임` 문서는 2011년 당시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셰릴 샌드버그가 "지금까지 실리콘밸리에서 나온 것 중 가장 중요한 문서"라고 평가해서 유명세를 탔다. 이 문서는 약 10년 전인 2009년에 처음 세상에 공개됐다. 그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창업자이자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슬라이드셰어(Slideshare)에 공개한 이 문서의 효과는 대단했다. 처음엔 회사 내부 원칙이 외부로 공개되니 비밀이 나간 것 아니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공개하니 내부 직원뿐 아니라 외부인들도 넷플릭스에서 일한다는 것에 대한 통찰력을 주고, 호기심이 들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이 문서의 가장 큰 효과는 바로 `인재 채용`(드림팀)에 큰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많은 인재가 넷플릭스가 일하는 방식에 대해 알고 지원하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기업문화는 언제나 중요했지만 최근에는 우버(Uber) 사태에서 보듯 기업문화가 예전보다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에게는 처음부터 중요한 일이었다. 기업문화는 생명력을 갖고 있다. 처음부터 기업문화를 제대로 실천하지 않으면 이를 바꾸기는 매우 힘들다. 이는 살아 있고 숨 쉬는 기관 같다. 우리는 직원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했고 이를 위해 헌신했다.

―넷플릭스는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사무실도 팽창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로스개토스) 본사는 엔지니어링에 강하고 LA에 있는 오피스는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근접해 있다. 양쪽의 조직문화가 다를 것 같다.

▷그렇다. 하지만 좋은 일이라고 본다. 우리의 목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나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 무엇을 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한 드림팀을 만드는 것이다. 또 그들을 성숙하고 사려 깊고 용기 있고 호기심 많은 사람들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우리 모두는 각자 다른 관점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만 같은 장소에서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

―넷플릭스는 미국 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무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기업들은 나름의 성장통을 겪는다. 본사 문화와 해외 지사 문화가 달라서 오는 충돌이 적지 않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각국 넷플릭스 사무실의 문화를 통일한다는 것은 매우 도전적일 것 같다.

▷그렇다. 하지만 난 그것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도전적인 것은 분명하다. LA 스튜디오에서 온 사람, 기술 회사에서 온 사람, 한국에서 일하는 사람과 일본에서 일하는 사람은 모두 차이가 있다. 우리는 의사소통을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놀라운 사실은 자신들이 진정한 회사의 주인이라고 믿고, 항상 격렬하게 토론한 뒤에는 회사를 위해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유로우면서도 책임감 있는 방식이다.

―성장하는 기업들은 `조직문화`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겪지 않은 것 같다.

▷내 말은 회사도 성장하고 직원도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헌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회사는 그들을 드림팀에 데려온 이후에도 끊임없이 그들을 도와야 한다.

―넷플릭스는 2002년 상장했지만 여전히 스타트업 문화가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렇다. 우리의 `자유와 책임` 문화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스타트업 같다고 얘기하고 있다. 우리는 규칙, 프로세스, 정책과 같은 기존 회사 조직에서 하는 과정을 최소화하고 있다. 우리는 관료적이고 정책 기반적인 조직이 아니라고 믿는다.

―넷플릭스는 할리우드의 메인 스튜디오와 블록버스터 영화들, TV 스튜디오에 맞서는 미디어 산업의 도전자이자 파괴자였다.이제는 넷플릭스가 방어자 같다.

▷우리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파괴적으로 혁신(disrupt)하려 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는 고객들이 TV 수상기 외에도 인터넷으로 언제 어디서나 영화나 드라마를 시청하길 원한다고 생각했다. 이 목표를 향해 가다보니 도전자가 되고 때로는 시장 방어자가 되기도 했다. 그래도 시청자(이용자)가 항상 중요하고 이들이 우리 서비스를 사랑하고 원한다고 믿는다.

―한국의 기업문화와 넷플릭스는 매우 다르다. 한국 기업들도 최근 기업문화를 바꿔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위계질서도 있고 세대 격차도 분명히 존재한다.

▷한국에도 성공적인 회사들이 많은 데다 내가 한국의 기업문화에 대해 말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자유와 책임`을 실제 구현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자유와 책임이 모든 사업에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규제가 심한 기업들도 있다. 우리 사업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내가 다른 회사들과 얘기할 때 느낀 점은 그들은 내려놓는 걸(letting go) 정말 힘들어 한다는 것이었다. 즉 직원을 통제하길 원한다. 회사의 규모가 커질수록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모든 일이 잘되고 성공적으로 되길 바란다면 직원들을 신뢰해야 한다. 그들을 신뢰하면 놀라운 일들이 일어난다. 통제하는 것을 내려놓고 걱정하지 말고 지켜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원래 선하고 그들은 훌륭한 일을 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을 신뢰하고 독려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다. 물론 몇몇 실수가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실수는 비즈니스를 더 좋게 만들 것이다.

―넷플릭스에서 최근 들어 한국 콘텐츠들을 많이 볼 수 있다. K팝이나 영화 등 한국 문화는 고유한 경쟁력을 검증받아 왔다. 당신(넷플릭스)의 관점에서 한국 문화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나는 삼성, LG 제품을 사랑한다. 한국에는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기업이 많다. 그리고 한국 문화는 세계인들을 즐겁게 하는 콘텐츠를 잘 만들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의 근무환경을 재조직하고 있다. 기업 그 자체도 이미 변하고 있다. 미래의 일자리, 그리고 직원의 근무환경은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 같다.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창의적 인재를 찾아 고객들을 즐겁게 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도전이 올 것으로 본다. 우리에게 도전이 될 만한 무엇인가가 나타날 것이다. 우리는 미래에 나타날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우리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 고객들에게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불가능한 일을 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경우 스스로 가능성을 닫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어떤 것에 정말 열정적이고 그것을 하고 싶어 한다면 시도해 보는 것은 힘들겠지만 한번 해 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She is…

▶ 제시카 닐은 지난해 10월 넷플릭스의 최고인재책임자(Chief Talent Officer)에 선임됐다. 그는 2006년 넷플릭스가 당시 온라인 DVD 대여업을 주력 사업으로 하던 시절부터 넷플릭스에서 베테랑으로 활약해왔다. 넷플릭스 재직 당시 그는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넷플릭스 특유의 기업문화를 향상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그는 세계 정상급 MOOC(무크) 플랫폼 코세라의 인적자원(HR) 총괄로 활동한 데 이어 모바일 게임 업계 선도 기업인 스코플리의 최고인사책임자(Chief People Officer)로 자리를 옮겼다. 2017년 6월 그는 다시 넷플릭스로 돌아와 넷플릭스 고객 경험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야 하는 2000명이 넘는 제품 엔지니어링의 인사를 총괄하고 있다. 닐은 인재개발협회(Association for Talent Development) 이사회 위원도 맡고 있다.

[로스개토스 = 손재권 특파원 / 서울 =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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