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인지심리학자인 텍사스대학교의 아트 마크먼 교수는 이제 우리나라 대중에게도 꽤 알려진 인물이다. 그가 자신의 저서인 `스마트 체인지(Smart Change)`를 통해 매우 강하게 역설하고 있는 사실 하나를 오늘은 말씀드리고자 한다.

그 사실은 바로, `좋은 행동을 싸게, 나쁜 행동을 비싸게 만들라`는 것이다.

무슨 말일까? 싸다는 것의 의미는 쉽다는 뜻이다. 그러니 당연히 비싸다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바람직한 행동을 더 쉽게 그리고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은 좀 더 어렵게 환경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좋은 행동을 하라고 말로만 강조하는 것은 효과도 없을뿐더러 의미도 없다.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데 드는 시간이나 노력의 양을 약간만 늘려서 그 행동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을 강하게 느끼게 해 줄일 수 있는 경우를 매우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하나만 들어보자. 렌슬러 폴리테크닉 대학(Rensselaer Polytechnic Institute)의 웨인 그레이(Wayne Gray) 교수 연구진에 의하면, 사람들은 어떤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을 찾는 데 의외로 매우 빠르고 능숙하다.

어떤 방법을 통해서 그것이 가능해질까? 자신의 기대와 조금만 달라져도 이내 다른 방법으로 갈아타는 매우 간사한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간사한 마음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제거하는 데 있어서는 매우 큰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바람직하지 않은 어떤 행동으로 가는 과정을 살짝만 늦춰줘도 그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수는 눈에 띄게 줄어든다.

예를 하나만 들어보자. 빌딩에서 단지 2층이나 3층과 같은 저층으로 가면서도 굳이 승강기를 타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이때 계단을 이용하는 사람의 수를 늘리고 싶다면 그 승강기의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속도를 조금만 느리게 바꾸거나 승강기 자체의 오르내리는 속도를 약간만 느리게 바꿔도 매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왜 이런 약간의 불편함에도 사람들은 매우 큰 행동의 변화를 보이는 것일까?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에 있어서 의외로 매우 게으르다. 게으르다는 것은 어떤 뜻인가? 생각하는 데 들이는 시간의 양과 행동하는 데 필요한 노력의 양을 최소화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자신이 예상했던 것에서 조금만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하게 되면 사람들은 매우 냉정하게 돌변하면서 다른 행동을 취하는 배신을 자주 취한다.

그러니 리더라면 한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바람직한 행동에 얼마나 저렴한 시간과 심리적 비용을 지불하게 만들고 있는지. 그리고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얼마나 비싸게 만들고 있는지를 말이다.

돌아보면 의외로 이 간단한 배려들이 리더들에 의해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음을 절감하게 된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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