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조직이나 리더십을 다루지 않더라도 현대인은 대부분 예전보다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많은 매체들에서 심리학자인 필자에게 자주 물어봐 왔던 주제들 중 하나이기도 한다. 도대체 왜 사람들은 점점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지 말이다. 그런데 그 이유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는 연구자들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리더십에도 재미있는 화두를 꺼낼 수 있게 된다.

일단 바쁘다는 것의 의미를 한 번 생각해 보자. 우리는 어떨 때 바쁘다고 이야기하는가? 당연히 일이 많을 때를 두고 말한다. 즉,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해야 할 상황에 우리는 바쁘다는 표현을 쓴다. 그리고 현대인과 현대의 조직 구성원들은 하나같이 바쁘다. 그런데 바쁘면 자극적인 것을 더 원하게 되어 있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덜 자극적인 것을 받게 되면 덜 만족스러워 한다. 한마디로 더 욕심꾸러기가 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매우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하는 네덜란드 심리학자들이 있다. 레이네 반더 발(Reine C van der Wal) 박사와 로테 반 딜렌(Lotte van Dillen) 교수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사람들을 바쁘게 만들면 주의는 분산되고 따라서 어느 하나에 집중되기 힘들어 질 때 평상시보다 더 크고 자극적인 무언가를 요구하게 된다는 점을 주목했다.

예를 들어, 일의 강도가 강한 상황에서는 더 강한 맛을 지닌 음료를 마셔야만 평상시 정도의 맛을 느낀다. 다시 말해 순한 맛을 가진 음료로는 평상시와 같은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섭취하는 음식의 양에서부터 특정한 맛의 강도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바쁜 상황에서 더 자극적이며 양도 큰 것을 받아들여야만 평상시와 유사한 수준의 만족과 느낌이 가능해지더라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무엇인가를 받아들 때 그것에 만족하고 향유하기 위해서도 우리 인간은 집중이라는 것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다른 무언가에 주의가 분산되어 있는 경우에는 같은 것을 받아도 만족의 양과 질이 떨어지기 십상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리더십에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첫째, 조직의 구성원들이 보다 크고 자극적인 보상을 원하고 있다면 한번쯤 되돌아 볼 필요가 있는 측면이 있다. 그것이 바로 필요 이상으로 바쁘게 만들고 있지 않는가이다. 만일 그렇다면 리더 역시 자기도 모르는 큰 손해를 각오해야만 한다. 폴로어들이 소위 말하는 놀거나 편하게 있는 꼴을 보지 못하는 리더들께 특히 이런 당부를 드리고 싶다.

직원들을 무작정 열심히 일하게 만들면, 리더가 무엇을 해줘도 그들이 만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는 악순환이 만들어지기 쉽다. 둘째, 선물이든 인센티브든 무언가를 주기 전에 구성원들로 하여금 잠시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여유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바쁜 상태에서 그걸 받게 된다고 생각해 보라. 편안한 상태에서 받을 때와 어떤 차이가 있겠는가? 이제는 굳이 그 결과를 말씀드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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