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그림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많은 게 낯설었다. 원근법을 무시한 구조, 검정이 강하게 적용된 색채, 실제 모델과 다르게 생긴 얼굴의 사람들. 아기조차도 귀엽기보다 단호한 표정으로 정면을 향한다. 당시 유행하던 인상파의 풍경화보다 정글의 신비로움을 표현했다. 그래서 `유치하다`는 평을 받았다. 그림 정규 교육을 받지 않은 말단 세관원이었으며, 마흔이 넘어 그림을 시작한 그의 배경은 비판하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많은 게 낯선 요소투성이었다. `왜 이전에 본 적이 없는 것은 비웃음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 평론가 루이 로이는 그렇게 그의 그림을 옹호했다. 하지만 그는 살아서는 이상을 꿈꾸는 가난한 화가일 뿐이었다. 지금은 각광받는 화가, 앙리 루소의 이야기다.

`낯선 것`은 때론 많은 대가를 치른 후에야 가치를 인정받는다. 예술 분야 작품들은 두고두고 소비된다. 새로운 시도를 한 작가일지라도 여러 세대를 아울러 곱씹어지고 평가되며 사후가 돼서 인정받는 사람도 많다. 광고 역시 표현에서만큼은 똑같이 `낯선 것`을 지향한다. `낯설지 않은` 광고는 사람들의 주목을 끌지 못한다. 늘 낯설어지고 새로워져야 하는 숙명을 지니는 것이다.

하지만 광고의 경우 인정받을 수 있는 시간이 예술 작품처럼 넉넉지 않다. 그때 그 시점이 아니면 의미를 가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때그때 소비되고 소진돼야 하는 광고의 `현장성` 때문에, 광고의 낯섦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시대를 더 잘 읽어내야 한다. 새로운 기술과 기기는 그 자체로 낯섦이 되기도 한다. 마치 실제 같은 가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가상현실(VR)이 그렇고, 현실 세계에서 가상을 보여주는 증강현실(AR)도 그렇다. 그 기술을 체험하게 하는 시도부터가 `낯선 광경`이 된다.

LG 시그니처 OLED TV는 낯선 제품의 특징을 인상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기기 중 하나다. 액자만큼 얇으면서도 벽에 걸 수 있는 TV라는 특징 자체가 낯설게 다가온다. 광고는 더 이상 얇을 수 없을 만큼 얇아진 TV의 특성을 강조하기 위해 좁은 틈새를 통과하게 하고, 발레리나 손에 들려 우아하게 공간을 누비게 하기도 한다. 요즘 흔히 보이는 세련된 라이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발레리나처럼 유영하는 모델을 통해 보이는 제품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보이는 것도 우아한 색상 분위기와 방식(톤·매너)으로 표현됐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벽에 붙여 볼 수도 있으며 오히려 뛰어난 화질을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TV를 들 수 없었던 시대, 한곳에 자리하면 늘 그 자리를 지켜야 하는 TV에서 그때그때 벽에 붙일 수도 있고 옮길 수도 있으며, 꺼져 있어도 예술적 감각을 발휘하는 TV만이 보여줄 수 있는 낯선 그림이다.

예술에서는 낯설고 새로운 시도가 주류가 되기까지 수많은 혹평과 의심, 외면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새롭기 때문에 겪어야 할 통과의례가 있다. 하지만 오히려 새롭지 않으면 가치를 지니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게 여행이다. `가봤던 데를 또 가는` 얘기엔 설렘이 없다. 여행으로서의 낯선 경험이 보장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이 가보지 않은 곳` `내가 처음 가는 곳`을 여행의 가장 큰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가봤던 데를 또 가는 것만큼 여행에서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없다.

매년 몇 개씩 쏟아지는 스마트폰도 이제 새롭게 줄 수 있는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다. 손에 들고 다니면서 인터넷에 접속하고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정보를 나누는 `너무나 낯설었던 경험`은 이제 `수십 번 가봐서 흥미를 잃은 여행지`나 다름없다. 스마트폰이 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 남아 있기나 할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기술은 발전할 만큼 발전했다.

새롭게 출시된 LG 스마트폰 G6 또한 레코딩 사운드까지 음질을 최고로 높였지만,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경험은 그리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고안한 방식이 G6로 음원을 녹음해 신곡을 발표함으로써 다시 낯선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모든 가수들은 신곡을 낼 때 최고의 세션과 정제된 사운드로 곡의 질을 다듬는다. 그 곡을 스마트폰으로 녹음해 음원으로 낸다고 하니 `얼마나 좋은 음질이기에 가능할까`라는 기대가 생기게 된다. 그렇게 가수 `볼빨간 사춘기`와 `크러쉬`가 동참한 신곡 녹음 장면은 뮤직비디오로 만들어졌으며, 음원은 `LG G6 사운드 스튜디오`를 통해 공개됐다. 사운드는 여타 가수의 음원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발전된 녹음·음원 기술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곡을 음질의 차이 없이 즐길 수 있는 경험. 새롭고 낯선 경험이다.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은 광고에는 최악의 평가다. 광고에 많이 등장하지 않은 모델을 찾고, 처음 보는 기법을 도입하는 등 낯설고 새로운 경험을 고안한다. 요즘은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새로워지고 있어 기술을 새로 접목하는 것 자체가 아이디어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낯설고 새롭기만 해서는 각광받기는 힘들다. 기법 혹은 경험은 낯설되, 그 안에 담긴 감정은 익숙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루소의 표현은 낯설기는 하나 위대한 작품이 주는 감동은 다르지 않았다. 광고가 주는 경험 또한 낯설면서도 전달하는 공감과 호감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광고는 갈수록 `사람`을 향한다. 사람 본연의 기쁨과 사람 간의 정을 담고자 한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주는 감정은 아날로그화한다고도 한다. 하지만 그 감정까지 가는 길은 스마트해졌다. VR과 AR가 만들어내는 공간이 그렇고, 스마트폰이 전하고자 하는 기술이 그렇고, 각종 새로운 전자기기와 제품이 담고자 하는 궁극의 그림도 그렇다.

`낯섦의 미덕`은 결국 방법이 새로워짐으로써 느낄 수 있는 감정이 더욱 극대화할 수 있어야 발휘된다. 얇아진 TV의 특성을 극대화했을 때 오히려 TV는 사라지고 화면이 주는 감동만 살아남는 것처럼, 낯선 기술들은 하나같이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그를 통한 경험과 감정`에 더 세심하게 주목해야 한다. 낯섦이란 결국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감정과 감동을 끌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표현이다.

[신숙자 HS애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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