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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때로는 의외의 만남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
배스킨라빈스·야쿠르트 조합, 로맨틱코미디 같은 운명적 맛
애플·페북 등 실리콘밸리기업, 타부서 직원 만날 공간 마련
익숙한 장소·공간 벗어나면 시각 넓어져 솔루션 얻게 돼
기사입력 2018.04.27 04:04:02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배스킨라빈스와 한국야쿠르트가 컬래버레이션한 `야쿠르트 샤베트` 광고 화면. 전 연령층에게 사랑받아 온 두 브랜드 간 만남을 영화 `세렌디피티`와 같은 운명적인 만남으로 표현했다. [사진 제공 = 배스킨라빈스]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는 단어가 있다. 뜻밖의 만남, 운명적 만남을 의미한다. 만남에는 새로움을 창조하는 힘이 담겨 있다. 광고 크리에이티브를 개발하는 과정 자체도 만남 그 자체일지 모른다. 익숙한 것과 익숙한 것의 만남, 또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시각과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광고 캠페인 중에서도 만남을 화두로 삼아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낸 다양한 사례가 있다. 미국의 레스토랑 체인 `타코벨(Taco Bell)`은 자사의 신메뉴 `퀘사리토스`를 프로모션하기 위한 광고를 집행했는데, 그 내용이 약간의 감동과 큰 재미를 안겨 화제가 됐다. 광고는 절친한 친구인 트레비스와 디본이 각자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겨 다른 집에서 살게 되면서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사이좋게 찍은 사진을 보며 서로를 그리워하는 모습이 느린 템포의 음악과 감성적 연출로 안타깝게 그려진다. 그런데 사실 이 둘이 마지막으로 본 지는 단지 6일이 채 안 됐다. 광고는 두 친구가 즐겁게 타코벨에서 식사를 하는 장면을 보여 주면서 "서로 함께일 때 더 좋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퀘사디야와 부리토처럼요"라고 말한다. 신메뉴 퀘사리토스가 조금도 떨어져 있기 힘들 정도로 최고의 조합을 자랑하는 퀘사디야와 부리토를 혼합해 만들었다는 의미다. 타코벨은 만남을 소재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물론 조금 허무(?)하면서도 색다른 재미를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폴란드 온라인 쇼핑몰 `알레그로(Allegro)`는 할아버지가 언어의 장벽을 극복하는 과정을 감성적으로 담은 광고를 선보여 2000만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내용은 이렇다. 약간은 쓸쓸해 보이는 할아버지가 온라인으로 주문한 초보자용 영어 교재로 불철주야 공부를 시작한다. 보이는 사물 하나하나에 영어 단어가 적힌 포스트잇을 붙이고. 밥을 먹을 때도 샤워를 할 때도 심지어 버스에서도 영어 공부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담담히 담아낸다. 왜 이렇게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할까 싶은 생각이 들 때쯤, 할아버지는 여행 캐리어를 주문하고 짐을 싼다. 긴장된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라 미국에 사는 아들 부부의 집에 도착한다. 집 안쪽에서 빼꼼 고개를 내미는 어린 손녀와 마주한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다가가 "Hi. I`m Your Grandfa(안녕. 내가 네 할아버지란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힌다. 그동안 (미국에 사는) 손녀와의 첫 만남을 기대하며 영어를 공부해 온 것이다.

`만남`을 소재로 한 스웨덴 스포츠 브랜드 비에른 보리(Bjorn Borg)의 광고 화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테니스 경기를 벌이는 영상을 통해 두 국가 간 만남을 방해하려는 국경 장벽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담아냈다. [유튜브 캡처]

이렇게 소중한 만남을 인위적으로 막는 거대한 구조물이 최근 생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세운 거대한 샘플 장벽 `트럼프 월(Trump Wall)`이다.

스웨덴 스포츠 브랜드 `비에른 보리(Bjorn Borg)`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테니스 경기를 벌이는 바이럴 영상을 내놨다. 미국과 멕시코 선수가 경기를 펼치며 이들의 내레이션이 흐른다. "정치적인 것은 잘 모르지만 함께 경쟁하고 나아가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광고 캠페인을 총괄한 헨리크 분케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벽을 세우려는 자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들에게 스포츠가 사람들을 연결하는 힘이 있다는 것은 보여 줄 수 있다. 우리는 국경에서 치러진 이 테니스 경기가 사람들에게 좋은 영감이 됐으면 한다"며 의미를 설명했다.

영화 `세렌디피티`는 남녀 간의 운명적 만남을 주제로 한다. 주인공 남녀가 단 몇 시간의 이끌림이었지만 잊지 못하고 서로를 그리워하다 운명적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는 로맨틱 코미디다. 국내에도 이 같은 운명적 만남을 소재로 한 광고가 등장했다. 배스킨라빈스의 `야쿠르트 샤베트` 광고다.

배스킨라빈스는 한국야쿠르트와 협업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야쿠르트 샤베트는 야쿠르트 특유의 맛과 향을 살려 어린 시절 야쿠르트를 얼려 먹었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전 연령층에게 고루 사랑받는 두 브랜드이기에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 꼭 만날 수밖에 없는, 마치 영화 세렌디피티의 `운명적 만남` 같은 내용으로 제작됐다.

배우 류준열 씨가 맡은 광고 속 남자는 길을 걷다 한 여인과 운명적으로 부딪친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남자는 그녀가 자신의 운명적 상대임을 느낀다. 그 여인을 찾다가 결국 배스킨라빈스 매장에서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연출로 극적 요소를 더했다. 두 남녀의 의상은 배스킨라빈스와 야쿠르트를 상징하는 컬러와 디자인으로 표현돼 재미적 요소도 높였다. 남녀 간의 운명적 만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정말 맛있는 만남이기에, `만남`을 `맛남`으로 표현하는 언어유희적 카피 역시 호응을 받았다.

`애플(Apple)` 창업자이자 CEO였던 고(故)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인수한 애니메이션 회사 `픽사(Pixar)`의 창의적 힘이 각기 다른 사람 간의 만남으로 생긴다는 것을 발견했다. 애플의 신사옥을 설계할 때 가장 역점을 둔 것은 각기 다른 부서의 임직원이 서로 다른 곳에서 일하다가도 언제나 쉽게 만날 수 있게 공간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구성원들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경향은 `페이스북(Facebook)` 등 실리콘밸리 기업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금 당장 새로운 만남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어떤 작가는 늘 새로운 길로 가 보려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늘 익숙한 곳으로만 다녀서는 새로움과 만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만남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평소 잘 교류하지 않던 부서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생각지도 못한 좋은 솔루션을 얻게 되거나 자신의 시각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혼자서도 새로운 만남을 가질 수 있다. 서점에서 평소 잘 가지 않았던 코너에 가 본다거나, 잘 보지 않는 장르의 영화를 보는 것도 충분히 좋은 만남이다. 그러다 혹시 또 아는가. 영화 세렌디피티처럼 운명적 만남을 마주하게 될지도!

[한성욱 SM C&C 제라드팀 크리에이티브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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